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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려인의꿈 / Dream of ethnic Koreans in CIS

고려인들의 현주소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된 뒤 많은 국가들이 독립했다. 그러면서 이들 독립 국가들이 잇따라 우리나라와 수교를 맺으면서 고려인 3, 4세들의 귀환 발판이 마련됐다. 1864년 신천지를 찾아 두만강을 건넜던 시기로부터 130년. 그 사이 이들을 둘러싼 근대사 연표에는 무수히 많은 변곡점들이 켜켜이 쌓여 갔다. 망국의 한,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 광복, 분단,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

그 속에서 그들의 신분은 러시아 신민에서 소련 시민을 거쳐 중앙아시아 국민으로 탈바꿈됐고, 정체성 또한 여러 차례 변형되는 질곡의 시대를 살아왔다. 그 속에서 그들의 아픔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줄 조국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분단 때문이었다. 북은 소련시민인 그들과 교류했으나 함께 나눌 그릇이 부족했고, 남은 그쯤 여력은 있었지만 그들과의 교류 자체가 억제됐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귀환의 기회. 1980년대 이후 태어나 10세를 전후해 독립된 나라에서 한국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한 코레예츠 3, 4세대들이 그 기회의 첫 주인공이었다.

한국으로 귀환한 꼬레예츠 3, 4세들은 현재 경기도 안산시 선부동과 광주 광산구 월곡동에 둥지를 틀고 있다. 두 지역 이름 모두 ‘고려인마을’이다. 2004년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허가제 도입 이후 형성되기 시작한 이 마을들엔 각각 5,000가량의 고려인들이 살고 있다.

고려인들은 이밖에도 CIS 지역 곳곳으로 흩어져 살고 있다.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타지기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와 구소련 지역에서 살고 있는 고려인의 숫자는 대략 5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중 남부 러시아의 볼고그라드 부근과 캅카스, 남부 우크라이나에는 고려인들의 공동체 사회가 구성돼 있다. 그중 고려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우즈베키스탄으로 약 18만 명에 이른다. 또 카자흐스탄에는 약 11만 명이, 최근 전쟁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도 약 5만 명의 고려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글=조철현 기록문학가)

광주시 광산구 고려인마을에서 허선행 타슈켄트1 세종학당 학당장의 출판기념회를 축하하는 공연 단의 공연 모습